[아카이브탐방] 『여성 단독 태백산맥 종주등산 계획서』, 국토순례회 발행, 1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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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단독 태백산맥 종주등산 계획서』, 국토순례회 발행, 1983.
국토순례회가 주최하여 여성 산악인 남난희 씨(당시 만 26세)가 나섰던 동계 단독 태백산맥 종주 계획서다. 분량은 34쪽이다. 표지는 한자로 필사되어 있고, 본문은 필사된 국토순례회 회장의 인사말을 제외하면 모두 순한글 타자기로 작성되어 복사, 배포된 문건이다.
남난희는 1984년 1월 1일 부산의 금정산을 출발해 강원도 진부령까지의 눈길을 단독으로 총 76일 동안 태백산맥을 종주했다. 이 등반의 등반기가 『하얀등선에 서면』(수문출판사, 1990)으로 출간되면서 산악계는 물론 대중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등반을 계획한 내용을 볼 수 있는 자료다.
백두대간 종주 개념이 아직 정착되기 이전의 시대였다. 백두대간 종주 이전에 산맥을 장거리에 걸쳐 종주하는 관행이 상당한 고난도로 진행되고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다.
남난희가 직접 작성한 취지문에는 "여자로 태어나 자라면서 꿈이 현실로 바뀌는게 얼마나 무모한 짓인가도 느끼며 차츰 희망도 좌절시켜야 했다"면서, 여성으로서의 도전에 스스로 중요한 의미를 부여했음을 알 수 있다.
국토순례회는 1983년 성량수 씨(당시 만 29세)에 의해 창립됐다. 성량수는 이미 태백산맥 동계 단독종주를 포함해 한반도 해안선 일주, 소백산맥, 차령산맥 등을 종주한 경험이 있었다.
계획서에는 운행, 장비, 식량, 지원 등 모든 계획이 매우 소상하게 정리되어 있다. 당초 계획은 1983년 12월 31일 출발해 1984년 3월 11일까지 총 도상 거리 542km를 71일 만에 종주를 완료하는 것이었다.
남난희의 태백산맥 종주에 국토순례회는 총 9차에 걸쳐 물품을 공급하는 지원을 담당했다. 당시에는 휴대폰은 물론 전화 같은 현장 연락이 불가능했기에, 등반조가 지원조와 약속된 시간과 장소에 합류하는 게 관건이었다. 등반조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제2 데포지점을 사전에 계획해 두기도 했다. 1983년 12월 10일~20일에는 지원 장소 9곳을 모두 직접 방문할 계획도 세웠다. 지원되는 물품도 모두 사전에 철저히 계획되어 있다.
무게와 시간을 고려해 최대한 화식을 하지 않고 빵 위주로 식단을 마련한 점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