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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나그네』 1~3권 (김종철, 1995)

7mmrope update 2026-09-15 12:27 51 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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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오름이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1990년대 초반까지 오름은 제주의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지만, 너무 흔해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다. 그러나 이 제주도 한라산 자락에 산재하는 기생화산은 그 수 330여 곳에 이른다. 한 섬이 갖는 기생화산의 수로서 이는 세계 최다이다.

 

『오름나그네』 1~3권은 제주에서 태어나 교육계와 언론인으로 지내면서 산을 사랑한 사람,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산악구조대인 제주적십자산악안전대 초대 대장 김종철(1927~1995) 님이 제주오름의 가치를 후대에 남기기 위하여 미개척의 한라산과 오름을 오르며, 그곳에 깃든 이야기와 제주 사람들의 삶의 숨결을 기록했다.

 

1990년부터 제민일보에 <오름나그네>라는 제목으로 5년 동안 제주오름 이야기를 연재했다. 늑골암 투병 중에도 원고 정리에 매달려 마침내 1995년 1월 오름나그네 전 3권의 책을 펴냈고, 본격적으로 제주오름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책이 나온 지 20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유홍준 선생은 이 책을 “제주의 신이 그에게 내린 숙명적 과제”라고 표현했고 언론인 김종민 선생은 “‘오름나그네’를 표절하지 않으면 결코 오름을 묘사할 수 없다”고 갈파했다. 지금 우리가 찾고, 배우고, 새로이 발견하는 오름은 모두 그의 발자취에 빚지고 있다.


오름의 왕국—그렇다. 섬 어디를 가나 오름이 없는 곳이 없다. 오름이 없는 이 섬의 지형, 바람만 스산한 죽음의 황야 같은 섬의 땅을 섬 사람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 오름자락에 살을 붙여 뼈가 묻혀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촌락 형성의 모태가 되기도 했고, 신앙 의식의 터로서 성소시되어 와 지금도 그 품에 제터를 간직한 곳이 많다. 숱한 신화도 피워 냈다. 올림포스가 그리스 신화의 신의 거처라면 한라산을 비롯한 오름들은 제주 신화의 신들의 고향이다. 때로는 항쟁의 거점이 되었고, 외침 때의 통신망 구실을 했다. 그 기승으로 하여 시객들의 영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주요 생활수단의 하나인 목축의 근거지임은 예나 이제나 변함이 없다. 섬 사람들의 삶의 숨결이 오름마다에 진하게 배어 있는 것이다. - 「책머리에」 중


정리/장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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