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사막, 고비를 건너다』 (라인홀트 메스너 저, 모명숙 역, 황금나침반 발행,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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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사막, 고비를 건너다』 (라인홀트 메스너 저, 모명숙 역, 황금나침반 발행, 2006)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 8000미터 봉우리의 단독 등반, 그리고 1986년 세계 최초의 히말라야 14좌 완등, 남극 도보 횡단….
라인홀트 메스너. 이 대단한 등반가이자 탐험가가 환갑의 나이(메스너는 1944년생이고 고비사막으로 떠난 해는 2004년이다)에 고비사막의 땡볕으로 떠난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리 뛰어난 등반가라지만, 동상으로 상처입고 부러진 뒤 대충 아문 발가락으로 유럽의회 의원의 자리도 훌훌 털고 또다시 고행의 길을 떠난 것은 어떤 마음이었는지. 고산, 그린란드, 남극을 다녀온 뒤에 남아 있는 도전의 대상으로 간주한 것이었을까.
그는 말한다.
“나는 편안히 내 삶에 안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는 나이 드는 법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삶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내 삶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내 마음 속의 사막 한가운데서 멈추지 않고,
반짝이는 오아시스를 향해 행군하고 싶었다.”
행동하는 철학자로 불리는 메스너스러운 말이지만, 이보다는 더 단순한 이유가 있었다. 단지 처음 에베레스트에 올랐을 때부터 가 보고 싶은 곳이었다고.
그렇게 그는 떠났다. 그렇다고 <나는 걷는다>의 베르나르 올리비에처럼 오로지 걷기만 한 것은 아니다. 메스너는 틈만 나면, 기회만 되면 차를 얻어 타고, 오토바이 뒤에 얹혀가고, 아니면 말에 실려서 간다. 그러고는 아, 오늘은 엄청 많이 왔다며 흐뭇해 한다.
오롯이 걸은 건 마지막 일주일, 고비사막의 정수를 만나며 힘들게 가는 동안-텐트에 엄청난 물이며, 식량까지 지고-그는 문득 30여년 전인 1970년 낭가파르바트를 등정하고 내려오는 길에 눈사태에 쓸려 사라진 동생 귄터를 떠올린다. 귄터의 사체는 30년 만인 2000년 디아미르 빙하에 떠내려와 발견됐다.
그는 사막의 비어있음과 그 무한한 정적 속에서 마음의 평안함을 한껏 누린다. 귄터와의 아픈 기억도 뒤로 하고, 사막은 그렇게 모든 것을 빨아들여 자신의 모든 삶을 뒤로 하고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시 가족의 곁으로 돌아가며.
정리/이진규
